스위스 대자연을 가로지른 하루 — 취리히에서 인터라켄, 뮈렌을 거쳐 이탈리아 도모도솔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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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tzerland · Italy · 2026

스위스 대자연을 가로지른 하루

취리히 → 루체른 → 인터라켄 → 뮈렌 → 스피츠 → 도모도솔라
2026.03.06 · Day 5
출발
취리히
Zürich
도착
도모도솔라
Domodossola
교통
기차+케이블카
Saver Day Pass
도보
18,000보
최고 힘든 하루

오늘은 스위스 대자연을 제대로 보는 날이었습니다. 4시 반에 일어나 5시에 짐을 싸들고 나섰어요. 취리히 공항을 거쳐 중앙역에 도착하고, 루체른으로 가는 기차에 올랐는데 — 이른 아침 역사 안의 공기가 서늘하고 조용하더라고요.

스위스는 대중교통만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열차 일회권 하나가 7.6프랑, 1만 5천 원 수준이에요. 하루 종일 이동할 생각이라면 세이버 데이 패스(Saver Day Pass)를 추천합니다.

💰 세이버 데이 패스 하나로 취리히에서 루체른까지의 기차, 파노라마 익스프레스, 알프스 케이블카, 유람선, 산악열차,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의 국제 이동까지 전부 커버했어요. 개별 티켓과는 비교가 안 되는 가성비입니다.

열심히 이동에 이동이었는데, 루체른에서 기차를 탈 때 직원이 굉장히 친절해서 2분 남기고 무사히 탈 수 있었어요. 그리고 드디어 스위스에서도 강조하는 ‘하트 오브 스위스’ — 루체른에서 인터라켄으로 향하는 파노라마 익스프레스에 올랐습니다.

가는 길은 정말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풍경이 연속으로 펼쳐졌어요. 옆에서 보던 풍경이 앞에 또 펼쳐지고, 꿈을 꾸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딱 이런 때를 두고 하는 말이겠다 싶었습니다. 대자연의 위엄 앞에 그냥 조용해지더라고요.

🏔️ 파노라마 익스프레스 창밖 풍경은 말이 안 됩니다. 카메라를 잠깐 내려놓고 그냥 눈으로만 담는 시간도 꼭 가져보세요.

인터라켄을 지나 뮈렌(Mürren)으로 향했어요. 디카, 폰카, 고프로를 연신 꺼내들면서요.


인터라켄 인터라켄

인터라켄 Interlaken

뮈렌에 도착했을 때는 압도적인 풍경이 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생에 한번이나 와볼 수 있을까 싶은 곳인데,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기분일지 문득 궁금해지더라고요.

📝 뮈렌은 해발 1,650m에 위치한 자동차 진입 불가 산악 마을입니다. 마을에서 정면으로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3대 명봉이 보이고, 인구 450명인데 숙박시설은 2,000명분이 있는 완전한 관광 마을이에요.

뮈렌의 그 풍경은 이번 여행 전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는 절대 담을 수 없는 스케일이었어요.

인터라켄에서 슈피츠 가는 배 인터라켄에서 슈피츠 가는 배

인터라켄에서 슈피츠로 가는 유람선

돌아오는 기차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습니다. 제때 탔는데도 출발을 안 하고, 현지어로만 방송이 계속 나왔어요. 알고 보니 의료 문제가 생긴 것 같았고, 15분 넘게 기다리다가 결국 반대편 레일 기차로 옮겨 타라는 안내가 나왔습니다. 두 편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안이 미어터졌고, 저는 서서 아내는 계단에 앉아서 가게 됐어요. 남은 에너지를 다 써버린 느낌이더라고요.

스피츠 Spiez 스피츠 Spiez
스피츠 Spiez

스피츠 Spiez — 툰 호수변 풍경


어찌저찌 이탈리아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언어가 바뀌고 이탈리아어를 쓰는 사람들을 보니 국경을 넘었구나 싶었어요. 알프스에서 내려오니 확실히 기온도 푸근하고 날씨도 좋더라고요.

이탈리아에서는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서 소통이 쉽지 않았습니다. 간단한 이탈리아어 인사만 해도 반응이 확 달라지더라고요. 주택 방식도 흥미로웠어요 — 아직도 돌려서 열고 잠그는 열쇠를 쓰는 곳이 많았거든요. 현관문, 방문, 집기 각각 다른 열쇠 4개가 달린 묵직한 묶음을 건네받았는데, 이건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숙소 주인분이 참 호의적인 분이었어요. 인구 1만 8천 명 작은 마을의 푸근한 인심이랄까요 —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라디에이터를 켜놓고 온도를 올려놓고 있었더라고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기념으로 사진도 찍었고, 주인분도 자기 폰으로 그 사진을 담아가셨어요. 이번 여행에서 외국인과 찍은 첫 사진이 됐습니다.

💭 스위스가 세련된 느낌이라면, 이탈리아는 고풍스러운 그 자체였어요.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경제수도 밀라노나 로마는 또 어떤 모습일지 사뭇 기대가 됐습니다.

📍 오늘 만난 장소들

루체른 Luzern — ‘스위스의 심장’이라 불리는 호반 도시입니다. 파노라마 익스프레스의 출발점이고, 역에서 내리자마자 호수와 산의 조합이 펼쳐져요.

루체른-인터라켄 파노라마 익스프레스 — 약 2시간 동안 호수와 알프스를 조망하며 달리는 열차입니다. 창이 넓어서 어디에 앉아도 풍경이 보이고, 오른쪽 좌석이 조금 더 좋았어요.

뮈렌 Mürren — 해발 1,650m, 자동차 진입 불가 산악 마을입니다.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3대 명봉을 정면에서 볼 수 있고, 직접 서 보면 사진으로는 절대 담을 수 없는 스케일을 느끼게 돼요.

인터라켄 Interlaken — 툰 호수와 브리엔츠 호수 사이의 스위스 알프스 관광 거점입니다. 뮈렌, 융프라우 등으로 갈아타는 교통 허브 역할을 하더라고요.

스피츠 Spiez — 툰 호수 남쪽 마을로, 중세 성과 포도밭이 어우러진 풍경이 예뻤어요. 기차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데도 눈에 들어올 정도였습니다.

도모도솔라 Domodossola —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잇는 심플론 터널의 이탈리아쪽 관문 도시입니다. 인구 1만 8천 명의 작은 마을인데, 돌로 된 좁은 골목길이 중세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더라고요.

취리히에서 인터라켄을 거쳐 도모도솔라까지의 경로


✏️ 끄적끄적 노트

독일이나 이탈리아나 만날 때 헤어질 때 다들 ‘차우 차우’를 합니다. 유럽인들의 공통 인사법 같기도 하고, 이탈리아에서 건너간 말인 것 같기도 하고요.

이탈리아 도로는 수백 년간 깔아놓은 돌길이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오래된 것을 그대로 유지하는 분위기가 거리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카페나 식당 밖에는 대부분 재떨이가 놓여 있었고, 야외에서 한 잔 커피와 함께 담배를 즐기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어요. 공중 화장실도 한국과는 구조가 조금 달라서, 새삼 나라마다 생활 방식이 다르구나 싶더라고요.

그리고 한 가지 — 내가 웃으면 상대방도 웃습니다. 어디서나 통하는 것 같더라고요.


✈️ 여행 팁

세이버 데이 패스는 일정 확정되면 바로 구매하세요. 빨리 살수록 쌉니다. SBB 앱에서 구매 가능해요.

파노라마 익스프레스는 좌석 예약 없이 탑승 가능하지만, 성수기엔 일찍 가서 창가 자리를 잡는 게 좋습니다.

뮈렌은 자동차가 못 들어가는 마을이에요. 라우터브루넨에서 케이블카와 산악열차를 갈아타고 올라가야 합니다.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갈 때 별도 입국 심사는 없습니다 (솅겐 지역). 기차가 그냥 통과하더라고요.

이탈리아 숙소는 열쇠가 여러 개인 경우가 많아요. 현관문과 방문이 각각 다른 열쇠니 잘 구분해 두세요.

도모도솔라 같은 소도시는 에어비앤비가 가성비 좋습니다. 현지인과의 교류도 여행의 일부가 되더라고요.

FROM
Zürich
TO
Domodossola
TRANSPORT
Train + Cable car
STEPS
18,000

Today was a day of traveling through the heart of Switzerland. We woke up at 4:30 in the morning, packed our bags by 5:00, and set off before the city came to life. After passing through Zurich Airport, we made our way to the main station and boarded a train bound for Lucerne. At that early hour, the air inside the station felt cool and wonderfully still.

Getting around Switzerland is not cheap. A single train ticket costs about 7.6 Swiss francs. If you are planning a full day of travel, the Saver Day Pass is an absolute game-changer. It covers trains, cable cars, lake ferries, and mountain railways all in one.

💰 The Saver Day Pass covers everything — trains, cable cars, lake ferries, and mountain railways. It’s an absolute game-changer for a full day of exploring.

From Lucerne, we boarded a panoramic train toward Interlaken. What unfolded outside the window was nothing short of breathtaking — the kind of scenery that makes you put your camera down and simply look.

Mürren sits at 1,650 meters above sea level and is completely car-free. Standing there with the Eiger, Mönch, and Jungfrau lined up right in front of you, no photograph could do it justice.

🏔️ Mürren is completely car-free, accessible only by cable car and mountain railway from Lauterbrunnen. Standing before the Eiger, Mönch, and Jungfrau all at once — no photo can do it justice.

On the way back, an unexpected delay threw a wrench into our plans. A medical emergency delayed the train for more than fifteen minutes, and all passengers had to transfer to another train. I stood the whole way, while my wife sat on the steps.

We crossed the border into Domodossola, Italy, and the atmosphere shifted completely. Where Switzerland felt polished and modern, Italy had an old-world, almost cinematic charm, as if we had stepped back in time. The warmth of our host at the guesthouse made the long day feel worth it.

💭 Where Switzerland felt polished and modern, Italy carried that old-world, almost cinematic charm — as if we had stepped back in time.

Key Words from This Entry

traverse 가로지르다, 횡단하다
car-free 차량 통행이 없는
game-changer 판도를 바꾸는 것
breathtaking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old-world 고풍스러운, 옛 유럽풍의

Useful Expressions from Today’s Route

“The Saver Day Pass is an absolute game-changer for a full day of travel.”
세이버 데이 패스는 하루 종일 이동할 때 완전 판도를 바꿔줘요.
“No photograph could do it justice.”
사진으로는 절대 담을 수 없어요.
“An unexpected delay threw a wrench into our plans.”
예상치 못한 지연이 일정을 엉망으로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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